연애학개론

친구라는 단어의 이중적 의미

댄스댄스 2006. 6. 13. 15:11

친구라는 단어의 이중적 의미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란 영화가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맥 라이언이란 배우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영화인데, 식당에서 그녀가 보여줬던 연기는 오래도록 사람들 뇌리에 남을만한 명 장면 중에 하나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 영화의 주제는 남자와 여자 사이에 친구라는 의미란 무엇일까, 라는 것이다.

 

나도 여러분에게 묻고싶다.

과연, 남자와 여자는 친구라는 관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일까?

아마도 여러 가지가 의견이 나올 것이다. 어떤 분들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어떻게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있느냐. 그건 순 거짓말이다, 라고 말할 것이고. 또 어떤 분들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도 충분히 친구라는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하겠지.

 

군대 말년에 남아도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봤던 모 여성잡지에서 이런 질문을 가지고 각각 남자와 여자에게 설문조사를 한 것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거의 비슷하게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친구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크게 2가지로 볼 수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진행형으로서의 친구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연인으로 발전하기 위한 과도기적인 의미를 말하는 것이다.

 

마음에 끌리는 이성이 있다. 그러나, 쉽게 이성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상대이다 보니 우선은 친구처럼 지내면서 좀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모색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 남성이 여자들에게 부여하는 '친구'라는 의미다.

 

대체적으로 남자들은 여자와 남자 사이에서 친구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이 경우에 해당한다. 순수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관계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보는 남자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다음은 완료형으로서의 친구다.

위에 말했던 것과는 반대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인데. 남자와 여자사이에서도 얼마든지 친구라는 관계가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다.

 

이 경우에는 주로 여성들이 남자들에게 많이 사용하는데, 순수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됨으로써 성(性)적인 거부감에 대한 것을 해소하고 이성이 아닌 동성으로써 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남자의 입장에서 이런 이야길 듣는다면(특히, 여성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경우라면) 상당히 실망을 할 것이다.

 

조금 정리하자면 남자들이 생각하는 '여자친구'라는 단어는 친구≒연인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고 여자들이 생각하는 '남자친구'의 의미는 친구는 그저 친구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간혹 이런 일도 생긴다.

마음에 두고 있는 여성에게 접근하는 방법으로 선택을 한 것이 그녀에게 '우리 친구하자'라고 말을 한 뒤,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고 여겼을 때, 태도를 바꿔서 좀더 긴밀한 관계를 요구했을 때, 여자 쪽에서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절교를 하거나 눈에 띄게 거리를 두게 되는 경우가 있다.

 

여자 입장에서는 남자가 말한 '친구'라는 의미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다른 의심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이다.

이것은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다.

 

위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여자들은 친구라는 관계가 성립할 경우, 상대 남자에게서 성(性)적인 관계에 있어서 완전하게 배제를 하게된다. 즉, 하나의 동성으로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자를 만날 때, 특히 성적인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갖고 있다. 물론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것이 해소되면 의사소통이나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상대를 많은 부분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친구라고 생각했던 남자가 불쑥 그 이상의 관계를 요구할 때, 여자들은 일종의 실망감 내지는 배신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연애에 관련된 조언을 해줄 때, 친밀함을 유지하기 위해 친구처럼 지내는 것은 좋지만 '친구하자'라는 선언을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말이라는 것은 일종의 책임이며 그 사람의 의사를 표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어떤 말을 하건 그 말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본인이 져야 하는 것이다.

 

만남에 있어서 처음부터 어떤 관계를 규정하는 것은 상당히 경솔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친구로 지내다가 연인이 되는 커플도 많이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둘 사이에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커플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누군가를 마음에 두고 있다면 자기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어도 여러분 중에는 지금 당장 관계를 진척하기 위해 방법론적으로 이 같은 선택을 하다가 훗날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