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학개론

열 번 찍으면 부러지는 것은 도끼다

댄스댄스 2006. 6. 18. 17:30

열 번 찍으면 부러지는 것은 도끼다

속담에는 조상의 훌륭한 지혜가 담겨있다.

이것은 누구도 부정을 하진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속담의 한 구절을 신조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수많은 속담들이 우리 삶에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그러나 속담을 잘못 적용하면 낭패를 보는 수도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것이다.

끊임없는 인내를 가르치는 이 속담도 연애 문제에 적용을 하면 도움보다는 마이너스 효과를 보기가 쉽다. 이를테면 이런 경우다.

짝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친구가 조언을 부탁하자 진한 우정을 발휘하여 선뜻 이렇게 조언을 한다.

 

"끝까지 밀어 부쳐봐.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어. 계속 구애를 하다보면 결국 넘어올 거야."

이 얼마나 무책임한 발언인가.

지난번에도 말을 했지만 해서는 안 되는 사랑은 없다. 반면에 이룰 수 없는 인연도 존재하는 법이다. 불도저처럼 막무가내로 밀어 부치는 것만이 능사라고 여기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다.

먼저 조언을 해주기 전에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 지를 알아야 한다. 만약에 상대가 친구의 마음을 받아들지 못 한다는 입장이 강경하다면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회하는 방법도 생각해야 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선 포기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하게될 포기는 빠를수록 좋다.

도저히 이루기 힘든 인연이라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열을 올리는 친구들에게 내가 해주는 조언이다. 때로 포기도 하나의 방법이다. 싫다는 사람에게 매달리는 것만큼 구차한 모습도 없다. 차라리 빨리 마음을 정리하고 새로운 인연을 찾아보는 쪽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그저 상대를 피곤하게 만드는 집착일 뿐이다. 심하면 상대에게 스토커 취급을 받게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비참하겠는가.

자신이 그를 좋아하는 것이 자유의사이듯이 그가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자유라는 것을 인정하도록 하자.

언젠가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며 도끼를 찍어봐라, 결국 부러지는 것은 도끼다. 나무도 나무 나름인 것이다.

이건 정말이지 시간 낭비요, 에너지 낭비며 감정의 헛된 소모 일뿐이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기란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럴 때는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모습이 상대에게 어떻게 비춰줄지. 집요하게 자신의 감정만을 고집한다면 나중에는 그나마 자신에게 가지고 있던 호감까지도 없어지고 말 것이다.

사람은 언제 어떤 형태로 만나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좋지 않은 모습으로 헤어진 후에 혹시나 다시 만나게 된다면 서로 얼굴을 붉히며 자리를 피하거나 어색하고 불편한 감정만 일 것이다.

사람의 하는 일엔 언제나 마침표를 찍기보다는 쉼표를 찍으란 말이 있다.

항상 인연에는 다음이란 여지를 두는 것이 좋다.(물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불구대천 원수지간이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더욱이 자신이 좋아했던 사람에게 나쁜 인상을 남긴다는 것은.

 

좋았던 감정은 하나의 추억으로 여기며 물러나야 할 때를 알고 상대를 놔줄 수 있는 것이 멋진 사람이다.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유종의 미... 시작보다 마무리가 중요하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열 번 찍어 넘어가질 않는 나무라면 빨리 포기하고 다른 나무를 찾을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도끼는 모든 것을 베어버릴 만큼 천하무적이 아니다.

또 다시 친구가 이런 조언을 해왔을 때, 도저히 이루기 힘든 인연에 매달리고 있다면 좀더 현실적인 속담을 인용하자.

왜 있지 않은가.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