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희->영복->지현->태현->동표->영례 (이상은 윷던지는 순서다)
관희씨가 던졌다. 개가 나왔다. (역시 을팀은 개박사들이다. 어케 던지면 개만 나오는지.. 쯧쯧)

다음은 관중이었던 영복씨가 던졌다. 낙 이었다.
(참고로 방바닥에 깔려 있는 장판의 사각틀이 규정라인 이었다. 4개의 윷중에서 2개이상이 사각틀 밖으로 나가면 낙 이었다.)

나는 병팀을 속으로 얕보기 시작했다. 병팀은 이길수 있겠구만!!
하지만 이 예상도 어김없이 무너져 내렸다. 병팀에는 동표씨가 있었던 거다. 그렇게 않 봤는데, 목소리가 굉장히 크다. 거기에 말 할 때 취하는 모션은 관희씨와 삐까삐까했다.
아무튼 그래도 윷은 잘도 던진다. 손목을 어떻게 그렇게 꺽지? 자세도 이상하게 앉아서.

윷을 던질때의 손목의 테크닉이 초보급인 내가 봐도 경지에 도달한 듯한, 뒤로 꺽일 듯하면서 꺽이지 않는 정말 희한했다. 아무튼 윷은 잘 던진다.
던졌다 하면 ‘윷’이요, 또 던졌다 하면 ‘모’요, 또 던졌다 하면 갑팀, 을팀 을 잡아 먹어 버렸다. 자기가 던지고 자기가 흥분한다. 흥분이 아니라 이건 광분이다.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나 만세를 부르며, 아까부터 던졌다 하면 낙 만 나오던 영복씨와 하이파이브를 한다.
동표씨는 그나마 실력이라도 인정받았지만, 영복씨는 왜 같이 흥분해서 일어나 동표씨와 맞장구 치면서 하이파이브를 하는지.. 누가 같은 팀 아닐랄까? 죽이 잘도 맞는다.

결과는 병팀이 승리. 판이 다시 돌았다. 이번에 을팀이 승리.
연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갑팀은 그많은 남성들 앞에서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깨갱.깨갱.깨갱
앞의 윷던지는 순서를 봐서도 알겠지만 본인은 관희씨와 동표씨 사이에 앉아 있었다.

지금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관희씨의 흥분된 제스처와 동표의 광분된 목소리에 정말 설 자리가 없었다.
윷판은 거의 마지막에 치닫고 있었고, 이번판만 하고 다들 잠깐의 여유를 갖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의 태현군은 입가에 미소만을 짓고 있었다. 돈 딴자의 여유다.
다시 경기가 시작됐다.

관희 : 모 -> 윷 -> 개 (갑자기 4개 패를 모두 업고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영복 : 개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봉일 지현 (그당시 앉았던 위치다.)

윷-> /----------

위의 그림위치를 잘 보라.(‘/’가 윷이다)
두개의 윷은 라인 안쪽에 떨어졌고, 하나는 완전 라인 바깥쪽으로 나갔고, 문제의 윷 하나가 위 의 그림처럼 봉일씨 앞에 라인 모서리 가까이 떨어졌던 거다. 다시 한번 그림을 보라. 분명히 라인을 벗어났다.

본인은 지현씨 맞은 편에 앉아 있었다. 정확히 보였다. 나도 한 흥분 하기때문인지라 자리에 일어나 봉일씨를 향해서 ‘정확히 보라고, 라인 바깥쪽에 떨어졌다. 낙 이다’ 얘기하려고 할 참이었는데, 지현씨가 ‘낙 이죠. 제 차례에요’ 하면 윷을 집어가 버렸다.
봉일씨가 확인하기도 전에.. 나는 예상했다. 봉일씨 위치에서는 그게 잘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그래서 확인하려고 했던건데, 같은 팀이라 뭐라 할 수도 없고.

아무튼 여지없이 우리의 심판 봉일씨는 ‘낙 아니에요’하는 것이다.
‘지현씨 왜 그랬어요. 그냥 놔두지. 봉일씨 않 보일까봐 확인시킬려고 내가 일어난 건데’
봉일 : 낙 아닙니다.
지현 : 분명히 나갔길래 그래서 집어왔어요.
영례 : 봉일씨 자리에서는 잘 않보인다 말야.
지현 : 아니에요. 분명히 나갔어요.
관희,영복,태현,동표 : 보고도 못 본 척. 묵묵부답 (인간들..)
봉일 : (중얼중얼)낙 아닌데..
갑팀이 너무 완강했기 때문에 영복씨가 던진 것 낙 처리됐다.
지현 : 도
태현 : 개
동표 : 모 ->윷
봉일 : 다음에 개 나오면 을팀 잡을 수 있습니다.
동표 : 개
일제히 : 어머 정말 개야
일단 을팀은 잡혔다.
동표 : 모
봉일 : 모 나 윷 나오면 경기 끝납니다..
일제히 : 설마 모가 또 나올려고.
동표 : 손목을 한번 꺽더니 윷을 던진다.
일제히 : 시선이 윷을 향해서 위해서 방바닥으로 모였다.

동표,영복 : 모다 (야~아,우와,함성,하이파이브,흥분,광분,만세->본인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결국 병팀 승리.
마지막 판에 나는 던져 보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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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아파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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