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해야 안다

몇 해전부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말은 종로의 단골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곳에서 원고도 쓰고 손님이 많으면 카페를 봐주기도 한다. 이제는 거의 습관이 되다시피 한 일상이 되었다.

 

카페에 있다보면 젊은 커플 손님들을 많이 보게되는데 구경을 하는 재미가 제법 괜찮다. 보고 있으면 닭살이 돋을 정도로 가증스러운 커플(정말 낯간지럽다)이 있는가 하면 둘이서 오붓하게 회화학원을 수강하고 나서 복습을 하는 커플...등등.

 

그 중에서 제일 재밌는 것은 사랑싸움을 하는 커플들이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나는 구경이 불구경이랑 싸움 구경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뭐 그렇다고 날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길. 커플들이 싸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많은 것이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것이다.

 

"야, 너 그것을 꼭 말로 해야 알아!"

 

시작은 이렇다. 카페에 오는 커플뿐만 아니라 다른 연인들도 가끔 이런 이유로 싸움을 할 것이다.

모든 것을 말을 하지 않고도 이심전심으로 서로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그것만큼 이상적인 관계가 또 있을까마는 사람이 독심술을 하지 않는 이상, 어디 쉬운 일인가. 아무리 가까운 사이에서도 비밀이 많은 법인데..

 

그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고 불만을 품는 일이 더러 생긴다. 뭐, 수십 년을 함께 보낸 부부들은 서로의 얼굴만 봐도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안다고 하지만. 그런 경우는 정말 예외적인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무엇을 하든 믿음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피치 못할 일로 바쁘게 되어 연락을 못하더라도 '무슨 사정이 있겠지'하는, 나 아닌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것을 목격하거나 누군가에게 들었어도 '아무 관계가 아닐 거야'하는 등등.. 굳이 내가 일일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오직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사랑은 이상이지만 한편으로 현실이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이유로 싸우는 이들에게 나는 이런 충고를 한다.

 

때로 말로 해야 안다. 그것을 불편하게 여기지 말고 모든 것을 말해줘라.

 

상대를 답답하게 여기기 전에 먼저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자. 무조건적으로 나를 믿어라, 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고 이기적인 생각이다. 상대에게 내 마음속에 있는 말들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배려다. 혹여, '나'의 태도에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은 말을 적게 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기는 조선시대가 아니다.

 

감정의 표현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품고 있는 고민들이나 그(녀)가 답답해할지 모르는 일들.. 속시원하게 말해줘라. 그러면 적어도 그런 이유로 싸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 사실은 이런, 이런 일이 있어.
-지금 내 마음이 이렇거든.
-내가 요즘 바빠서 연락을 못할 것 같아.

 

이제는 원망하려 들지 말고, 먼저 마음을 열고 말하면 상대도 내게도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기 마련이다. 말을 해주지 않아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해줘야 아는 것이다.

자주 본다고 사랑이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 모 방송국 프로그램 중에 가상의 설정을 해놓고 사람들의 반응을 몰래 카메라로 방영하는 것을 보고 씁쓸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내용이 오래된 연인들의 권태기 탈출법이었는데, 여기서 오래된 연인들의 연애 기간을 보니까 가장 오랫동안 만나온 커플이 300일이던가 그랬다. 300일이면 1년이 채 안 되는 시간이다.

300일을 만나면 오래된 연인이라...
내가 너무 구식이 되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나보다) 젊은 친구들이 너무 앞서가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좀 웃기는 소리다. 이런 경우는 내 주변에서도 가끔 만나게 된다. 간혹, 후배들 중에도 나를 찾아와서 하소연을 하는 녀석이 있으니까. 그럴 때면 한 대 쥐어박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예전 아니 불과 몇 해전만 해도 오랜 연인이라고 하면 최소한 4년 내지 5년을 봤는데 이제는 1년도 채 되지 않은 사이를 오래되었다고 부른다. 게다가 권태기라니...

 

요즘은 만난지 몇 시간만에 애인이 될 정도로 초스피드 시대라고 한다. 아마도 뭐든지 '빨리 빨리'하려는 우리네 정서에 기인한 현상일 것이다. 게다가 쉽게 싫증을 느낀다.

예를 들어 휴대폰의 경우, 제품을 구입하고 쓰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싫증을 느끼고 신제품이 나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컴퓨터도 새로운 사양이 나올 때마다 업그레이드를 하기 보다 신제품을 사는 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전 세계에서 IBM 컴퓨터 판매지사가 유일하게 있는 나라가 우리 나라인 걸 보면 우리가 얼마나 싫증을 잘 내고 신제품에 대한 구매 욕구가 강한 지 잘 알 수 있다.

 

이런 것이 연애를 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자꾸 들으면 잔소리가 된다는 말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매일 보면 식상함을 느끼게 되어있다. 부부를 봐라. 그들도 처음엔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을 했지만 세월이 흐르면 처음의 감정은 사라지고 정으로 살아간다고 하지 않는가.

 

내 주변의 경우를 보면, 만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으면서 권태기를 느낀다는 친구들을 보면 거의 매일같이 만나는 커플들이 많다.

너무나 좋아서 매일 만난단다. 물론, 하루라도 안보면 미칠 것 같다는 친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매일같이 만나는 커플을 보면 조금씩 회의적인 느낌이 든다. 가끔 누가 상담을 요청해오면 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데이트는 1주일에 한번만 하라.


그게 무슨 소리냐, 좋아하면 매일 만나야지. 어떻게 견디겠느냐,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자. 지금까지 내가 이야기 한 것이 무엇인가. 처음엔 좋다는 감정 하나만으로 매일 만난다고 치자.


얼마간은 정도는 그럭저럭 잘 버틸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대체, 매일 같이 만나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 만나서 차 마시고 밥을 먹고, 영화도 보고. 뭐 가끔은 놀이 동산에도 가겠지. 그렇게 매일을 만나다 보면 결국 비슷한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이 될 것이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 그런 구태의연한 데이트에 권태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중엔 만나면 뭘 해야 하나 고민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건 정말 위험 신호가 깜빡이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나중엔 만나는 횟수가 조금씩 줄어 드게 된다.

 

처음부터 일정한 간격으로 1주일에 한 두 번 정도 데이트를 하는 경우와 시간이 흐르면서 만나는 횟수가 줄어드는 경우 중 어떤 커플이 낫다고 생각하는가. 자주 만나게 되면 긴장감이라는 것도 없어진다. 사랑하는 사이에 무슨 긴장감을 운운하느냐, 라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그렇지가 않다. 긴장감이 풀어지고 상대를 너무 편하게만 여기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막 대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둘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긴장감이란 필요한 것이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을 위해 실제적인 예를 들어보겠다. 외모에 관해 이야기 해보자. 처음에는 상대에게 조금이라도 예쁘게 혹은 멋지게 보이기 위해 의상에서부터 머리스타일, 악쎄사리 등등 세부적인 것까지 신경을 쓴다. 그러다가 나중엔 어떻게 되느냐.

'머리스타일? 머리만 감고 비듬만 없으면 되지. 옷? 뭐 대충 눈에 띄는 대로 입고 나가지.' 이렇게 된다. 서로에게 익숙해지다 보니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만 그것은 권태감을 느끼게 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외모뿐만 아니라 상대를 부르는 호칭이나 말투도 마찬가지이다. 앞서 이야기 한 바가 있지만 이것은 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랄까. 익숙해진다는 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이런 문제점을 동반한다는 것을 염두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트를 하는데 있어서도 그렇다.


우리가 아는 데이트 방법이란 열이면 열, 비슷한 양상일 것이다. 만나서 차 마시고, 영화를 본다든지. 그러다가 배가 고프면 식사하러 가고. 가끔 교외로 나가는 정도랄까. 그것은 놀이 문화라는 것이 정립이 되지 않은 환경적인 요인이 큰 탓도 있다. 이런 데이트를 매일 한다고 생각해보자.

 

좋아하는 감정이야 변할 리가 없겠지만 늘 같은 방식이 반복되면 지루함을 느끼지 않겠는가. 이건 사랑하고 안 하고. 그런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3년이란 시한부를 갖는다고 한다.


지금껏 떠든 내용이지만 그 말은 아무리 좋은 사람도 오랫동안 함께 있다보면 감정이 희석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하나 제안을 하겠다.

 

데이트는 1주일에 1, 2회 정도 하자.


대신 전화나 E-Mail로 대체하라.


그러나, 단순히 만나는 횟수를 줄이는 것으로 끝나면 그것은 하나마나다. 내 말은 1주일에 한 번 있는 데이트이기에 그만한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매일 만나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날을 기다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스케줄을 짜고 이벤트도 생각해보고...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다.

혼자서 해도 되고 서로 의논해가면서 데이트를 구상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그럼, 300일을 만나도 권태감을 느끼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아주 파격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자주 본다고 사랑이 깊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시간이 흐르면 권태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견고한 기둥처럼 변하지 않는 감정이란 쉬운 것이 아니니까.

서로의 좋은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아울러 긴장감도. 지금 서로에게 식상함을 느낀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방법을 바꿔볼 것을 권하고 싶다. 뭐, 나의 제안을 꼭 따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참고할 가치는 있지 않을까.

 

매일같이 만나서 사랑을 확인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로 인해 생기게 될지 모르는 권태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남자가 쉽게 범하는 치명적인 오류

내가 인터넷에 글-특히, 니르바나가 들려주는 101가지 프로포즈 이야기 같은 연애론-을 쓰면서 사람들에게 연애 상담을 해주는 경우가 많아졌다.

 

…프로포즈는 이렇게 해라.
…이런 선물을 하면 상대가 감동한다.
…데이트는 이런 식으로 하면 좋다..등

 

꽤 많은 사람들의 상담을 해주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남자분 들의 경우, 너무나 바보 같은 실수를 범하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무엇이냐. 아마, 이 글을 읽는 여성분들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일텐데...

여자들이 데이트를 하는데 남자친구에게서 제일 듣기 싫은 말이 있다. 약속 장소에 나온 남자친구의 첫마디가
"오늘 우리 뭐 할까?"라고 하는 것이다. 벌써, 박수를 치며 '맞아, 맞아'를 연발하는 여성이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 무엇을 할까...
남자들은 이 말에 대해 이렇게 변명한다. 그것이 왜 나쁘냐? 우린 여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 것이다..라고.

그러나 이것은 남자가 너무나 쉽게 범하는 치명적인 오류다.


왜?
물론, 남자 입장에선 배려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듣는 여자로서는 불쾌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는 것이다.


배려?
천만의 말씀. 이 말만큼이나 무책임하고 성의 없는 말도 또 없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 오늘 무엇을 할까"란 말은 '나 오늘 데이트를 어떻게 할지 생각을 안해봤으니까. 네가 생각해봐라'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자신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을 여자에게 떠넘기면 어쩌잔 말인가. 적어도 그날 데이트에 대한 계획을 세운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물론 어떤 남자분은 그건 정말 순수한 호의로, 레이디 퍼스트라는 신사도에 입각하여 발현된 것이라고 반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막연한 것이 아닐까. 데이트의 방법이란 너무나 광범위한 것이다.

 

영화를 볼 수도 있고, 식사를 할 수도 있고. 또 유원지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데이트에 대한 기대감만을 갖고 나온 상대는 무수한 가지처럼 존재하는 선택 앞에서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결국,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고 구태연한 방법론을 택하겠지. 아울러 실망을 한다.

 

도대체, 이 남자.. 나와 데이트를 하러 오면서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았나, 하면서.

이것은 성의의 문제다.

영화를 보러갈 때나 식사를 하러 갈 때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영화를 볼까.', '뭐 먹을러 갈래'...
이런 소소한 고민을 하는데 시간을 소비한다는 것은 정말 낭비다.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하는 데이트이지 않은가.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 너무나 당연하게 '우리 뭘 할까'란 말을 써온 분들은 이제부터 이렇게 해보는 거다. 그냥 막연하게 '뭐 할까' 하지 말고
'요즘 괜찮은 영화가 한다는데 보러 가지 않을래.'라든가 '이 근처에 맛있는 집이 있대. 오늘 그곳에 가보는 게 어때.'라고 하자

 

, 말하자면 여성에게 선택권을 주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면 뭔가 데이트를 위해 준비를 많이 했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준다.

 

데이트는 일종의 성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 글을 쓰면서 일관되게 주장할 말이겠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사랑은 위대하다'라는 최면에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 이제 은유적인 표현이 미덕이던 시절은 지났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우리 뭐 할까'란 말은 상대로 하여금 자신이 너무나 수동적인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싶다. 소극적인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인기가 없다. (제멋대로고 독선적인 마초맨도 문제가 있지만) 연애를 하는 것마저 소극적인 사람에게 자신의 미래를 맡길 만한 여자가 몇이나 있겠느냔 말이다.

 

24시간 붙어다니지 않는 이상, 그가 직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으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어떤 위치인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언제 아는가, 하면 바로 데이트를 하는 동안에 그것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연애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랑을 나누는 것 뿐만 아니라 내가 지금 만나고 있는 이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오늘 우리 뭐 할까.

 

이제부터 남자분들은 이 문장을 머리에서 지워라. 대신 '요즘 괜찮은 영화가 한다는데 보러 가지 않을래.'라든가 '이 근처에 맛있는 집이 있대. 오늘 그곳에 가보는 게 어때.'라고 해보자. 여러분의 데이트는 훨씬 즐거워질 것이다.

자주 본다고 사랑이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 모 방송국 프로그램 중에 가상의 설정을 해놓고 사람들의 반응을 몰래 카메라로 방영하는 것을 보고 씁쓸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내용이 오래된 연인들의 권태기 탈출법이었는데, 여기서 오래된 연인들의 연애 기간을 보니까 가장 오랫동안 만나온 커플이 300일이던가 그랬다. 300일이면 1년이 채 안 되는 시간이다.

300일을 만나면 오래된 연인이라...
내가 너무 구식이 되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나보다) 젊은 친구들이 너무 앞서가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좀 웃기는 소리다. 이런 경우는 내 주변에서도 가끔 만나게 된다. 간혹, 후배들 중에도 나를 찾아와서 하소연을 하는 녀석이 있으니까.

그럴 때면 한 대 쥐어박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예전 아니 불과 몇 해전만 해도 오랜 연인이라고 하면 최소한 4년 내지 5년을 봤는데 이제는 1년도 채 되지 않은 사이를 오래되었다고 부른다. 게다가 권태기라니...

 

요즘은 만난지 몇 시간만에 애인이 될 정도로 초스피드 시대라고 한다.

아마도 뭐든지 '빨리 빨리'하려는 우리네 정서에 기인한 현상일 것이다. 게다가 쉽게 싫증을 느낀다.

 

예를 들어 휴대폰의 경우, 제품을 구입하고 쓰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싫증을 느끼고 신제품이 나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컴퓨터도 새로운 사양이 나올 때마다 업그레이드를 하기 보다 신제품을 사는 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전 세계에서 IBM 컴퓨터 판매지사가 유일하게 있는 나라가 우리 나라인 걸 보면 우리가 얼마나 싫증을 잘 내고 신제품에 대한 구매 욕구가 강한 지 잘 알 수 있다.

 

이런 것이 연애를 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자꾸 들으면 잔소리가 된다는 말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매일 보면 식상함을 느끼게 되어있다. 부부를 봐라. 그들도 처음엔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을 했지만 세월이 흐르면 처음의 감정은 사라지고 정으로 살아간다고 하지 않는가.

 

내 주변의 경우를 보면, 만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으면서 권태기를 느낀다는 친구들을 보면 거의 매일같이 만나는 커플들이 많다.

너무나 좋아서 매일 만난단다. 물론, 하루라도 안보면 미칠 것 같다는 친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매일같이 만나는 커플을 보면 조금씩 회의적인 느낌이 든다. 가끔 누가 상담을 요청해오면 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데이트는 1주일에 한번만 하라.


그게 무슨 소리냐, 좋아하면 매일 만나야지. 어떻게 견디겠느냐,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자. 지금까지 내가 이야기 한 것이 무엇인가. 처음엔 좋다는 감정 하나만으로 매일 만난다고 치자.


얼마간은 정도는 그럭저럭 잘 버틸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대체, 매일 같이 만나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 만나서 차 마시고 밥을 먹고, 영화도 보고. 뭐 가끔은 놀이 동산에도 가겠지. 그렇게 매일을 만나다 보면 결국 비슷한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이 될 것이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 그런 구태의연한 데이트에 권태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중엔 만나면 뭘 해야 하나 고민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건 정말 위험 신호가 깜빡이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나중엔 만나는 횟수가 조금씩 줄어 드게 된다.

 

처음부터 일정한 간격으로 1주일에 한 두 번 정도 데이트를 하는 경우와 시간이 흐르면서 만나는 횟수가 줄어드는 경우 중 어떤 커플이 낫다고 생각하는가.

자주 만나게 되면 긴장감이라는 것도 없어진다. 사랑하는 사이에 무슨 긴장감을 운운하느냐, 라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그렇지가 않다.

긴장감이 풀어지고 상대를 너무 편하게만 여기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막 대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둘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긴장감이란 필요한 것이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을 위해 실제적인 예를 들어보겠다. 외모에 관해 이야기 해보자. 처음에는 상대에게 조금이라도 예쁘게 혹은 멋지게 보이기 위해 의상에서부터 머리스타일, 악쎄사리 등등 세부적인 것까지 신경을 쓴다. 그러다가 나중엔 어떻게 되느냐.

 

'머리스타일? 머리만 감고 비듬만 없으면 되지. 옷? 뭐 대충 눈에 띄는 대로 입고 나가지.' 이렇게 된다. 서로에게 익숙해지다 보니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만 그것은 권태감을 느끼게 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외모뿐만 아니라 상대를 부르는 호칭이나 말투도 마찬가지이다. 앞서 이야기 한 바가 있지만 이것은 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랄까. 익숙해진다는 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이런 문제점을 동반한다는 것을 염두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트를 하는데 있어서도 그렇다. 8


우리가 아는 데이트 방법이란 열이면 열, 비슷한 양상일 것이다. 만나서 차 마시고, 영화를 본다든지. 그러다가 배가 고프면 식사하러 가고. 가끔 교외로 나가는 정도랄까. 그것은 놀이 문화라는 것이 정립이 되지 않은 환경적인 요인이 큰 탓도 있다. 이런 데이트를 매일 한다고 생각해보자.

 

좋아하는 감정이야 변할 리가 없겠지만 늘 같은 방식이 반복되면 지루함을 느끼지 않겠는가. 이건 사랑하고 안 하고. 그런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3년이란 시한부를 갖는다고 한다.
지금껏 떠든 내용이지만 그 말은 아무리 좋은 사람도 오랫동안 함께 있다보면 감정이 희석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하나 제안을 하겠다.

 

데이트는 1주일에 1, 2회 정도 하자.
대신 전화나 E-Mail로 대체하라.


그러나, 단순히 만나는 횟수를 줄이는 것으로 끝나면 그것은 하나마나다. 내 말은 1주일에 한 번 있는 데이트이기에 그만한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매일 만나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날을 기다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스케줄을 짜고 이벤트도 생각해보고...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다.

 

혼자서 해도 되고 서로 의논해가면서 데이트를 구상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그럼, 300일을 만나도 권태감을 느끼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아주 파격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자주 본다고 사랑이 깊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시간이 흐르면 권태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견고한 기둥처럼 변하지 않는 감정이란 쉬운 것이 아니니까.

서로의 좋은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아울러 긴장감도. 지금 서로에게 식상함을 느낀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방법을 바꿔볼 것을 권하고 싶다. 뭐, 나의 제안을 꼭 따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참고할 가치는 있지 않을까.

 

매일같이 만나서 사랑을 확인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로 인해 생기게 될지 모르는 권태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 우리가 연애를 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시작에 앞서 - 횡설수설

 

연애를 한다?
'연애를 하다'라는 말은 생각보다 많은 의미로 쓰인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데이트를 한다는 말이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성(性)적인 코드가 담긴 은어로도 쓰이기도 한다. 또 어떤 때는 '연애 = 사랑' 이라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

 

연애..
내 경우는 남자와 여자가 일정한 나이가 되어서 서로 동등한 입장-이를테면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립된 각자-에서 감정을 교류 (말하자면 사랑이겠지)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대등한 관계 -라는 측면서 볼때, 인류 역사에 있어서 연애라는 것이 발생한 것은 그렇게 길지 않다. 과거에는 일방적인 관계의 성립만이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양가의 부모가 상견례를 하고 사주단지가 오고가고 배우자의 얼굴을 보는 것은 혼인식을 하는 날이 처음인 경우도 허다했으니까.

 

연애? 그것은 꿈도 못 꾸는 일이다.

19세기에 이르러서야 개혁이 일어나고 점점 계층간의 구분이 사라지면서 평등의식이 생겨나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오늘날 연애라고 부르는 것의 기반이 이루어진 것이다.

대한민국이 생기고 민주화가 된 것이 50년.


수백년간 우리의 가치관을 지배해온 유교에서 벗어나고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있어서 연애라는 행위는 어떤 것인가. 물론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이러하다.

'나'라는 객체의 존재감을 인식하는 일. 음, 너무 거창한 표현인가? 그렇담 조금 풀어서 이야기해보자. 우리는 어려서는 부모님의 보호 아래, 자라면서 많은 일의 결정을 의지하게된다. 학교에 가서는 선생님에게. 군대에서는 고참병이나 간부들에게서. 직장에서는 상사의 지시에 따라서 '나'의 생각이나 행동을 결정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나, 연애라는 것은 틀리다.

 

연애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를 하는데 있어선 다른 제3자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남자와 여자... 당사자들간의 일인 것이다.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고. 사람이 최초로, 아니 유일하게 자기 의지대로 결정하는 것이 연애가 아닐까? (궤변인가.)

 

내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연애를 못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심하다. 의지가 약하다는 말이다. 연애를 통해 사람들은 성장한다. 어른으로. 노래 가사도 있지 않은가.,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자꾸 이야기가 빗나가는 것 같군.

 

사족이지만 연애는 소비적인 일이다. 연애를 하기 위해선 무언가를 끊임없이 소비를 해야한다. 연애를 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소비 율이 극심하게 줄어들 것이다. 조금 비약을 하는 말일지 모르지만 연애를 통해 경제에 이바지할 수도 있는 것이다.(역시, 억지다.)

아무튼, 연애는 정말 중요한 것이다. 연애를 잘하는 사람이 사회에 적응을 잘하고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각설하고..

어쨌거나 다소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장황하게 늘어놨지만,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연애를 잘하기 위해선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를 들려주고자 하는 것이다. 연애에 서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랄까. 연애를 잘하는 방법론이 될 수도 있고, 아님 지침서가 될 수도 있다. 딱딱한 글로 사람들을 계몽하는 내용은 쓰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연애를 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뭐 그런 거나 쓸란다.

위에 지껄인(?) 글들은 머릿속에서 지워도 좋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내 글을 읽어주길 바란다. 좀더 멋진 연애를 하기 위해!

예전에 인터넷에 올라와 있던 글입니다...

좋은 정보가 될수 있을 거 같아 저장해 놓았던 자료입니다..

 

/*니르바나가 들려주는 101가지 프로포즈 이야기 같은 연애론*/

 

문제가 되면 바로 삭제 하겠습니다..

+ Recent posts